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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총부채 4426兆…전국민 3년간 한푼도 안써야 다 갚는다
2014년 3598조→2018년 4426조…매년 200조씩 불어
[연합]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정부와 가계, 기업 부채를 포함한 국가총부채가 4426조원을 넘어 국내총생산(GDP) 대비 23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약 200조원씩 불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가계부채와 기업부채가 공공부문 부채로 전이될 확률이 높다는 점에서 국가 전체 부채를 적정 수준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헤럴드경제가 우리나라의 정부와 가계, 기업 부채를 포함한 국가총부채를 계산한 결과 2018년 말 기준 국가 부채의 총합은 4426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4년 전인 2014년(3598조원)에 비해 827조9000억원(23.0%) 늘었다. 매년 약 200조씩 불어난 셈이다.

부문별로는 민간기업 부채(비금융기업)가 1811조6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기업부채는 채권과 대출금, 정부융자를 합해 산출했다. 이어 가계부채는 1536조7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중앙·지방정부의 빚인 국가채무에 비영리 공공기관과 비금융 공기업 부채를 더한 공공부문 부채(D3)는 1078조원이었다. 사실상 국가가 보증하고 있어 문제가 생기면 결국 국민 세금으로 메울 수 밖에 없는 부채들이다.

만약 군인·공무원연금 충당부채(939조9000억원)와 금융공기업 부채(약 500조원)까지 정부 관련 부채에 포함한다면 전체 국가총부채는 6000조원까지 치솟는다.

가계부채 증가 속도, 기업·정부 압도…GDP 증가 빚보다 더뎌

3가지 부문 부채 중 가계부채가 가장 빠른 속도로 불어났다. 가계부채는 지난 2014년 1085조3000억원에서 2018년 1536조7000억원으로 4년간 무려 41.6% 증가했다. 이 기간 기업부채와 공공부문 부채는 각각 16.4%, 12.6% 늘었다.

실제로 맥킨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2분기 기준 우리나라보다 GDP 대비 가계부채가 많은 국가는 선진국 26개국 중 스위스 등 6개국에 불과했다.

반면 이런 빚더미를 감당할 만큼 빚을 갚을 능력은 커지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를 나타내는 국내총생산(명목·GDP)은 같은 기간 1562조9290억원에서 1893조4970억원으로 21.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전체 부채 규모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기준 233.8% 수준에 달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국민이 꼬박 약 3년을 아무런 소비 없이 생산해야 빚을 모두 갚을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는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40%' 수준이라는 근거를 제시하며 다른 나라에 비해 재정건전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언제든 위기는 찾아올 수 있다. 외부 충격에 따른 경제위기가 발생한다면 높은 가계·기업부채가 공공부채로 전이될 수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서브프라임 모기지 등 부동산 관련 가계부채가 예금보험공사 등 공공기관에 인수되고, 공적자금이 투입된 바 있다. 만약 정부의 재정여력이 부족한 경우 2010년 유럽 재정위기와 같은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과거 국제통화기금(IMF)은 1970~2000년 국가부도를 경험한 국가들 중 55%는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60%보다 낮은 것으로 분석했다. 이들 국가 중 35%는 국가채무비율이 40%를 하회하는 상황에서 국가부도를 경험했다고 봤다. 국가채무가 많지 않더라도 언제든 재정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의미다.

윤성주 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고서 '경제 주체별 부채 현황 및 시사점'을 통해 "한국은 높은 수준의 정부 부채로 인해 경제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단기적으로 높다고 보기 어렵다"면서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경우 민간의 과도한 부채 수준이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정부 부문의 부채 수준뿐 아니라 가계와 기업까지 포함해 국가 전체적으로 부채 수준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며 "민간 부문의 높은 부채 수준을 낮추려는 노력과 함께 위기가 발생할 경우를 미리 대비해 구조조정과 재정지출 효율화와 같은 재정개혁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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