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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프 칼럼-정창호 IT·문화 컬럼니스트] 베르테르의 슬픈 유혹을 잊어버리자

몸도 얼어 붙고 마음도 얼어 붙는 겨울 바람이 거세다. 옷깃을 저절로 여미게 되는 걸 보니 추위가 성큼 내 곁에 와 있음을 체감하게 된다.

가수 설리에 이어 구하라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또 얼마 전에는 신인배우 차인하 또한 우리 곁을 떠나갔다. 이들의 자살원인이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으로 인한 심리적인 요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 중에는 의사의 진단과 처방에 따라 꾸준한 치료를 받으며 극복해 가는 사람들도 있고 심리적인 치료와 개인의 노력에 의해 호전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그들은 왜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

자살에는 다양한 요인들이 서로 복잡하게 작용한다고 한다.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과 심리적인 이유 등이 있겠지만, 사회·경제적 요인도 작용하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고 한다. 이때문에 외부적인 요인에 대한 대책이 다양하게 접근되고 있는 듯 하다.

지금까지는 심리적인 상처를 극복하지 못한 개인의 그릇된 선택으로 결론짓는 경우가 많지만 그것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너무나도 복잡한 외부요인의 공격을 받는 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다.

설리의 경우를 보자면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개인의 다름과 특이함을 받아들이고 싶어 하지않는 특정 집단에 의해 그녀는 이미 어떤 것도 해서는 안되는 사회적 금치산자로 선고 받은 것과 다른 바 없다. 설리 개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다름과 특이함을 솔직함과 대범함으로 전환하여 예술활동을 이어가려는 노력을 꾸준히 해왔다. 그러나 결국 버텨내지 못하고 생을 마감했다.

외부적인 요인 중 가장 공격적이고 치명적인 것이 포털과 커뮤니티 사이트의 댓글이다. 가장 많은 사용자들이 이용하고 여론의 향방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등 그 영향력은 막강하다.

구글의 뉴스 섹션을 보면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을 찾을 수 있다. 구글에 접속하면 로고와 검색창만 나타난다. 뉴스를 확인하려면 별도의 주소를 통해 접근해야 확인할 수 있으며 뉴스의 모든 기사는 기사 클릭 시 해당 언론사로 이동하는 아웃링크 방식으로 지금까지 일관된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와 다음의 뉴스 섹션은 인링크와 아웃링크 방식을 병행하는 투트랙방식을 유지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인링크 방식으로 운영되며 이 방식은 포털 사이트에 사용자들을 머물게 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따라서 인링크 방식으로 게재된 뉴스들에 대한 댓글 또한 언론사가 아닌 해당 포털에서 관리하게 된다.

이때문에 댓글의 중앙화와 집중현상이 나타나게 되는데 가장 큰 부작용 중 하나가 바로 악성댓글테러이다. 즉 침묵하는 다수 보다, 익명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 특정 의도를 가지고 활동하는 악성댓글로 인한 불균형의 여론이 시간이 지나면서 일반적인 여론으로 취급된다는 데 있다.

지난 10월 포털사이트 다음은 연예섹션에서 댓글기능을 폐지하면서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는 장으로 댓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며 “하지만 건강한 소통과 공론의 장을 마련한다는 목적에도 불구하고 그에 따른 부작용 역시 존재해왔다”고 폐지 배경을 설명했다.

다음의 댓글기능 폐지 정책에 적극적인 지지와 함께 그들의 사회적인 인식과 적극적인 행보에 깊은 감사를 보내며 네이버 등 다른 업체들도 동참해 보다 건강한 사회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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