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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흔들리는 리더십, 위기의 대의민주주의]총선 또 총선…‘불신임’ 받는 의원내각제
압도적 지지받는 정치 세력 줄어
과반의석 미달·정부구성 실패 빈발
총리 대표성·권력집중 문제 노출도
英 보리스 존슨 총리.

대통령제와 함께 대의민주주의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의원내각제가 최근 유럽과 중동 등에서 위기를 맞고 있다.

압도적 지지를 얻는 정치 세력이 점점 줄어들면서 1년에 몇 차례씩이나 총선을 치러도 정부를 구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계속되는 정치 불안에 유권자들은 싫증을 느끼고, 일각에선 의원내각제의 한계에 대한 지적도 나오는 실정이다.

18세기 무렵 의원내각제가 태동한 영국은 3세기가 지난 지금 여느 국가보다 흔들리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문제로 조기총선 사태를 되풀이했지만 의회의 안정도, 브렉시트의 해법도 여전히 찾지 못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브렉시트 집행을 위해 오는 12일 조기총선을 실시하기로 했다. 하원 의석의 과반을 장악해 브렉시트를 완수하겠다는 의지에서다.

하지만 과반 의석 확보를 보장할 수 없고, 만약 실패할 경우 정국은 더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 전임 테리사 메이 총리도 브렉시트 협상 과정에서 조기총선을 승부수로 띄웠으나 오히려 참패해 어느 정당도 과반 의석을 얻지 못한 ‘헝 의회(Hung Parliament)’에 빠졌다.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차지한 정당이 없을 경우 다른 당과 연립정부(연정)를 구성해야 하는데, 합의를 이루지 못해 정부 구성 자체가 실패하는 경우도 있다.

이스라엘은 올해 2번의 총선을 실시했으나 연정 구성에 3번이나 실패했다.

과거 벨기에는 2010~2011년 541일 동안이나 무정부 상태에 놓여 ‘역대 최장 기간’이라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총리의 대표성과 권력 집중도 의원내각제의 문제로 제기된다. 내각제는 의회에서 총리를 선출하고, 보통 여당의 대표가 총리직을 맡는다. 따라서 국민의 지지율이 낮은 사람이 당내 정치로 국가 최고 권력자가 될 위험성도 존재한다.

日 아베 신조 총리.

총리가 장기 집권하며 과도한 권력을 행사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

대표적인 예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6일 기준 2903일째 총리에 재임하고 있다. 자민당 규정까지 바꿔 3연임 중인 그는 일본 헌정 사상 최장수 총리라는 기록을 갖게 됐다.

스위스 예테보리대학교 민주주의 다양성(V-Dem) 연구소는 올해 연례 민주주의 보고서에서 “민주주의가 세계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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