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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이종인 여의도연구원 수석연구위원·경제학박사]점증하는 장기복합불황 공포에서 벗어나려면
뉴스종합|2019-11-12 11:31

이달 초 발표된 소비자물가상승률을 두고 설왕설래다. 9개월 연속 1% 미만을 유지하던 소비자물가가 지난 9월에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해 충격을 주더니 10월에도 전년동월 대비 0%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저물가가 경기침체의 악순환을 초래하는 본격적인 디플레이션의 서막이라며 경고하고 있다. 반면에 정책당국은 “소수점 셋째자리는 플러스”라며 ‘마이너스물가’에서 벗어났다고 안도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중순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인 1.25%로 낮추면서 추가적인 인하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최근의 수출·투자 급감에 따른 성장세 추락에 더해, 연속되는 마이너스 물가에 따른 ‘디플레이션 공포’ 확산을 경계한 것이다. 해소 기미가 없는 미·중간 무역전쟁과 예상을 벗어난 중국경제의 둔화속도 등 악화되는 대외경제 여건도 금리인하 촉진의 배경일 것이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0%대 기준금리시대가 2년 내 도래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우리 경제는 2017년 3분기이후 27개월째 하방곡선을 그리고 있다. 설비투자와 제조업 가동률이 2년 넘게 감소세이고, 반도체와 석유화학제품이 이끌던 수출증감률도 13개월째 급락세이다. 고용은 악화되고 소득분배도 최악 상황을 경신 중이다. 한국은행을 포함한 주요 기관들의 올해와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도 속속 하향 조정되고 있다.

우려되는 진짜 위기는 이러한 저성장 쇼크에 지속되는 0%대 저물가가 결합되어 나타날 극심한 경기침체의 장기화, 이른바 장기복합불황이다. 실제로 최근의 저물가 지속 현상은 경기 부진에 따른 소비와 투자의 감소 등 수요위축 측면이 강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디플레이션 진입 가능성이 아직은 낮다”는 정부 시각과는 달리 학계에서는 사실상 디플레이션에 근접한 상황으로 진단한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 우리에게도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2017년 중반까지만 해도 3%대의 성장률로 견실했던 우리 경제가 이렇게까지 추락한 것은 정책의 실패 외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급속한 최저임금 인상과 경직된 근로시간 단축으로 대표되는 정부의 친노동·반기업 정책노선이 고용 악화와 소득격차 확대, 내수위축과 성장률 추락을 초래한 배경이다. 경제학교과서에서 말하는 ‘정부실패’의 전형이다.

더 큰 문제는 정부가 이러한 정책실패를 인정하기보다는, 경기상황에 대한 오판과 아집을 고집한다는 점이다. 심지어 뚜렷한 근거도 없이 “경기는 좋아질 것”이고 “디플레이션 가능성은 낮다”며 장밋빛 희망고문을 지속하고 있다. 잘못된 경기 진단은 잘못된 처방으로 이어져 우리 경제의 회복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다.

정부는 하루빨리 장기 저성장 국면을 인정하고 디플레이션이 수반되는 장기복합불황 가능성을 조기에 차단해야 한다. 경제상황에 대한 오판과 오기를 배제하고 잘못된 정책들은 대폭적으로 수정해 가야 한다. 무엇보다 국가주도, 규제일변도 정책을 시장 중심의 자율 경제로 전환함으로써 민간경제의 자생력 회복에 주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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