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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사병으로 군 복무를 마친 한국의 보통 남성이라면 상관, 특히 소대장 중대장 대대장 혹은 그 이상 위치에 있는 지휘관들을 대했던 경험이 생생할 것이다. 좋은 기억이든, 그 반대이든…. 한달 빠른 고참의 지시에도 영혼을 바칠 만큼 쩔쩔매야 하는 사병에게 장교들은 하늘과 다름없었다.

그중에서도 ‘스타’는 더 특별하다.

고위장교들이 많이 근무하는 육군본부나 국방부, 군 사령부에서 복무한게 아니라면 사실 제대할때까지 ‘별’ 한번 못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대장, 연대장만 떠도 도로에 광을 내고 산을 옮겨야했다는 예비역들의 말을 허풍으로만 치부할 수 없다. 광은 못내도 구 도로를 신설도로처럼 바꿔야했고, 산은 못옮겨도 동산 하나쯤은 위치를 바꿔야하는게 사병들이었다. 80년대, 90년대 군대는 그랬다.

필자가 복무할 당시 타 내무반에 장군의 공관을 오가는 운전병이 있었고, 장군의 사저에서 주로 근무하는 운전병이 있었다. 일과에 지쳐있게 마련인 일반병과 달리 싹싹하고 예의바르고 장군과 그 부인을 지원하는 업무를 성실하게 수행했다. 일과가 끝났다가도 호출이 오면 다시 근무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장군 부인의 사적인 일까지 국방의무때문에 차출된 병사가 개인기사처럼 해야하는 상황이 올바른 것일까. 부대를 이끄는 장군의 업무를 지원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일이다. 고위공무원의 가족이 공무용 차량으로 개인업무를 보다가 문제가 되는 상황과 비교하면 간단하다.

오래 전에는 그런게 이상하지 않은 일이었다고 치자. 하지만 시대는 변해가고 있다. 최근 군의 총수까지 거쳤던 4성장군의 발언이 충격을 주고 있다. 수많은 직업군인의 꿈이나 다름없는 별을 달았다면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뜻일게다.

하지만 그런 이가 삼청교육대를 입에 올리며, 자신의 생각과 다른 자를 그곳에 보내야한다고 폭언하는 모습을 목도해야하는 현실은 참담하다. 비뚤어진 소신으로 최전선에서 헌신하는 진정한 군인들까지 비난의 대상으로 만들지는 말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김성진 선임기자/withyj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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