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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점증하는 R·D 쌍공포] 한국, 日 잃어버린 20년 닮지 않으려면 단기 미봉 정책 피해야
한국 올해 경제성장률 1%대 전망 우세…“성장 잠재력 높여야”
[헤럴드DB]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우리나라가 ‘잃어버린 20년’을 겪은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단기 미봉책을 반복하는 정책 실기를 피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글로벌 경기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는 가운데 대외여건에 민감한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1%로 떨어진 상태다. 6∼9개월 뒤 우리나라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도 역대 최장기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15일 블룸버그가 집계한 국내외 41개 기관의 올해 한국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이번 달 기준 1.9%로 떨어졌다. 지난 7월 2.1%에서 8∼9월 2.0%에 이어 1%대로 떨어진 것이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8월 OECD 회원국 전체의 경기선행지수(CLI)는 99.06으로 전월보다 0.04포인트 하락했다. 2017년 12월 100.75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개월째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수 수준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었던 2009년 9월(98.68) 이후 가장 낮다. OECD 경기선행지수는 6∼9개월 뒤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지표다.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경기 확장, 밑돌면 경기 하강으로 해석한다. 상승 흐름인지, 하강 흐름인지가 중요하다.

경기둔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물가를 기록하면서 우리도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닮아가는 것이 아니냐라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일본은 1980년대 후반부터 약 20년간 장기 디플레이션을 경험했다. 부동산 시장의 버블이 붕괴하고, 이에 따른 은행 부실이 기업과 가계의 부도로 연결돼 경제가 장기침체 국면에 접어든 것이다. 일본 정부는 경제에 활력을 넣기 위해 다양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도입했지만 2001년까지 평균 경제성장률이 1.1%에 그치며 장기 불황을 탈피하지 못했다.

장기 저성장으로 일본의 위상은 뚝 떨어졌다.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었던 일본은 중국에 자리를 내주며 3위로 밀려났고, 4위 독일과의 격차도 좁혀졌다. 국민 순자산도 1997년 3586조엔(2008년 국민 계정 자료 기준)에서 2017년 3384조엔으로5.6% 줄어드는 등 국부도 축소했다.

생산성 개선 속도도 느려졌다.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은 1980∼1989년 1.5%에서 1990∼1999년과 2000∼2009년 각각 0.7%로 낮아졌다. 2010년 이후부터 2017년까지는 1.0%로 소폭 반등했으나 여전히 80년대 수준을 밑돌고 있다. 일본은 또 가계 재산소득 감소, 빈곤층 증가와 이에 따른 자살률 상승 등 사회적 문제를 겪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정책 실기가 반복될 경우 일본식 장기침체가 올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는 “한국이 일본경제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은 작다”면서도 “만일 장기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다면 일본이 겪는 여러 문제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단기 미봉정책을 피하고 성장 잠재력 확충을 통해 장기 저성장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며 “정책 실기형 장기불황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도 있다”고 제언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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