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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볼턴은 ‘호전광’…경질에도 美와 대화 안 해”
“콧수염 꾸미려면 볼턴에게” 조롱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과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오른쪽) [연합뉴스]

[헤럴드경제] 이란에 적대적이었던 ‘매파’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0일(현지시간) 전격 경질되면서 미국과 이란의 대화 가능성이 일각에서 제기되자 이란은 이를 즉시 일축했다.

마지드 타크트-라반치 유엔 주재 이란 대사는 11일 “이란은 미국이 이란 국민을 겨냥해 경제 테러리즘과 야만적 제재를 계속 가하는 한 미국과 대화할 여지가 없다는 점을 여러 차례 밝혔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 주제(미·이란 대화)는 그들이 제재를 해제했을 때에만 논의할 수 있다”라며 “양국의 대화는 핵합의 서명국의 틀 안에서 가능하다”라고 덧붙였다.

양국의 대화가 성사되더라도 양자 간이 아닌 핵합의에 서명한 나라가 모두 참여하는 다자간 협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타크트-라반치 대사는 볼턴 보좌관의 경질 인사에 대해서는 “다른 나라 내정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도 취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이란 정부는 볼턴 보좌관을 ‘호전광’이라고 비난하고, 미국의 이란에 대한 최대 압박 정책을 다시 한번 비판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11일 트위터에 “전 세계가 백악관에 있는 B팀의 심복이 쫓겨나 안도의 한숨을 쉴 때 미국은 이란에 대한 경제 테러리즘을 더 고조했다. 전쟁에 대한 갈증은 ‘최고 호전광’(볼턴)과 딱 어울린다”라는 글을 올렸다.

자리프 장관은 볼턴 보좌관을 포함해 이란에 매우 적대적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왕세제를 ‘B-팀’이라고 불렀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11일 내각회의에서 “적(미국)이 이란에 대해 최대 압박을 가할 때 우리의 길은 저항과 항거다”라며 “미국은 적대적 압력을 그만두고 전쟁을 일으키려는 정책과 호전광들을 배제하는 게 좋을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마무드 바에지 대통령 비서실장도 “볼턴과 같은 호전광을 쫓아낸 것은 미국이 전쟁을 도발하는 시대가 끝났다고 결론지었다는 뜻이다”라며 “그가 백악관에 있는 동안 성과가 하나도 없었다”라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의 경질 소식에 모하마드 자바드 어자리 자흐로미 이란 정보통신부 장관은 10일 자신의 트위터에 “콧수염을 꾸밀 패션 디자이너가 필요한가. 볼턴이 이제 시간이 많다”라는 글을 올려 조롱했다.

공교롭게 그가 경질된 10일이 이란에서는 시아파 무슬림의 저항 정신을 되새기는 최대 종교행사 ‘아슈라’와 같은 날이었다. 이란 네티즌들은 볼턴 보좌관의 퇴진이 아슈라에 받은 뜻밖의 선물이라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하며 반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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