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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만 같아라] “내년 추석엔 경찰 제복 입고 고향 가야죠”…노량진 취준생들의 ‘희망가’
뉴스종합|2019-09-11 10:01

10일 노량진 학원가의 모습. [사진=김민지 기자/jakmeen@heraldcorp.com]

[헤럴드경제=김성우·김민지 기자] “내년 추석은 경찰 제복을 입고 보내고 싶어요. 제 뒷바라지 하느라 고생하신 부모님께 선물을 사드리려고 합니다. 곧 있는 시험 준비도 열심히 할 거에요.”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10일 서울 노량진 인근 고시원에서 만난 경찰공무원 준비생 이모씨(24)는 이번 추석을 맞는 기분이 남다르다. 지난 6일 발표된 경찰 공무원 1차 시험에서 합격했기 때문이다. 다만 마음을 마냥 놓긴 이르다. 추석 연휴 직후인 17일에 체력검정 시험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가장 어렵다는 필기시험의 벽을 넘었고, 체력은 누구보다 자신있기에 이번 추석은 넉넉하게 보낼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이씨는 “엄마한테는 가방을 선물할 예정이다. 아빠 선물은 아직 고르지 못했다. 추석 때는 가족끼리 분위기 좋은 식당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민족 최대명절 추석을 앞뒀지만 경기 침체로 고용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청년 취업준비생들의 마음은 고단하기만 하다.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29세 청년실업률은 7.2%를 기록, 같은 기간 2.8%포인트 줄었지만 청년층 체감실업률(고용보조비표3)은 21.8%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많은 청년들은 명절도 반납하고 귀성을 포기한 채 취업과 수험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희망마저 ‘반납’한 건 아니다. 추석을 앞두고 찾아간 노량진에선 여전히 수많은 취준생과 공시족들의 희망이 움트고 있었다.

폭우가 내린 10일 노량진 고시촌에선 ‘그래도 추석’이란 느낌이 물씬 풍겼다. 행정고시 수험생 안모(25) 씨는 “추석특강 개강 소식을 알리는 학원 공지나, 추석연휴 휴무를 알리는 주변식당 공고를 보면 명절이란 느낌이 확 온다”고 말했다. 전문직 자격증 시험을 준비한다는 최영민(30) 씨는 “올해는 시험 첫해라 실수가 많아서 시험에서 떨어졌다”면서 “내년도 시험은 지금부터 미리미리 준비해 잘 치뤄볼 예정”이라고 했다.

10일 노량진 학원가의 모습. [사진=김민지 기자/jakmeen@heraldcorp.com]

올해 공무원 시험에서 낙방한 이들에게도 추석 연휴는 기회의 시간이다. 국가공무원직을 늘려 뽑겠다는 정부 방침이 바뀌지 않는 한 넓어진 합격의 문은 내년에도 열려있기 때문이다. 5년간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다는 이철용(30)씨는 “얼마전, 취업에 실패한 취준생의 얘기를 다룬 영화 엑시트를 재미있게 봤다”면서 “영화 주인공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다. 영화를 보고서 나도 위축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2020년에는 경찰과 군인 등 국가직 공무원이 약 1만9000명이나 증원될 계획이라는 소식에 노량진은 어느 때보다 들뜬 분위기다. 이날 노량진 학원가에서 가장 분주한 곳은 역시 체력학원 주변이었다. 앞선 이씨의 사례처럼 1차 경찰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이들이 2차 체력 시험 준비를 위해 체력학원으로 대거 몰린 것이다. 체력학원 앞에서 만난 김성진씨(가명)는 “2년 동안 준비한 끝에 필기시험에 합격해서 너무 기분이 좋다”면서 “실기시험 때문에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진 못하지만, 부모님과 밥한끼는 꼭 같이하고 싶다”고 했다.

올해 국가직 9급 공개채용 시험에 합격한 박 모씨의 올해 추석은 기쁨이 넘친다. 3년이나 준비한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기 때문이다. 박씨는 “시험에 합격했다고 하니 많은 친척들이 함께 기뻐해줬다”며 “그동안 추석 때 못 갔지만 이번엔 친지들을 만나 인사도 드리고 회포도 풀 예정”이라고 말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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