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대북 실무협상을 총괄하는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만난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북미 간에 대화가 곧 전개될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김 차장은 22일 오전 11시부터 정부서울청사에서 비건 대표를 만나 70분가량 대화를 나눴다. 한미연합훈련의 종료에 맞춰 방한한 비건 대표는 이번 면담에서 북미 간 실무협상이 시작되는 시점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장은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청와대 차원에서 비건 대표에게 전달할 메시지가 있어 미팅을 요청했고, 1시간 넘게 만났다”며 “그 내용을 다 공개할 수는 없지만, 북미 간의 대화가 곧 전개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판단 근거에 대해서는 “정확한 내용을 밝힐 수 없다”면서도 김 차장은 “비핵화 협상 프로세스에 대해 미국과 긴밀히 협조가 이뤄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모든 것이 공유되고 미국과 한국과의 관계는 일이 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만남을 먼저 요청한 청와대는 비건 대표에게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한국과 미국이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외무성이 이날 오전에도 "군사적 위협을 동반한 대화에는 흥미가 없다"며 북미대화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음에도 김 차장은 “잘 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며 “비건 대표와 카운터 파트인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 본부장 사이에 신뢰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만남에서는 북핵 문제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 간의 한ᆞ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ᆞGSOMIA) 연장 문제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김 차장은 “비건 대표 쪽에서 먼저 한미일 문제를 언급했다”며 “미국 측의 지소미아에 관한 입장은 듣지 못했지만, 우리는 NSC(국가안전보장회의) 회의에서 국익에 합치하도록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일 일본을 거쳐 서울에 도착한 비건 대표는 이날 면담을 마지막으로 2박 3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오후 미국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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