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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식시장 예측 ‘게임이론’으로 한다…“거래 패턴 U자형”
UNIST 자연과학부의 최진혁 교수팀은 대규모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조정 행위가 주식시장의 거래량이나 가격 변동성, 유동성 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설명하는 수학적 모형을 개발했다. [UNIST 제공]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기관투자자들이 분산 투자를 하는 행위가 주식시장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예측하는 수학적 모형이 나왔다. 한 사람의 행위가 다른 사람의 행위에 의존하게 되는 상황에서 의사결정이 이뤄진다는 게임이론이 모형에 적용됐는데, 이같은 수학적 접근법은 이번이 처음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자연과학부의 최진혁 교수팀은 미국 럿거스대, 카네기멜론대 연구진과 공동으로 기관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조정 행위가 주식시장의 거래량, 가격 변동성, 유동성 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수학적으로 보여주는 모형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그동안 주식시장의 변동에 대해 설명하는 모델은 내부정보를 가진 투자자를 주요 변수로 사용했다. 최 교수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기존 모델은 내부정보를 가진 거래자에게 최적화된 모형”이라며 “이 모형에 다른 역할을 하는 행위자를 추가해 주식시장을 예측하다 보니 주문량 등의 값을 임의로 전제하고 계산을 해야 하는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연구팀은 국민연금과 같은 기관 투자자처럼 주문 분할을 하는 투자자의 역할을 모델에 직접 적용했다. 주문 분할 방식은 대량 주문으로 인한 주식가격의 변동을 줄이기 위해 일정 기간동안 거래할 물량을 작은 단위로 쪼개서 거래하는 방식이다.

연구 결과 내부정보를 가진 투자자와 분산 투자를 하는 투자자 간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주식시장의 거래 패턴이 U자형을 이룬다는 사실이 새롭게 도출됐다. 이는 장 초반과 장 후반에 거래량이 많아진다는 의미다.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기관투자자는 장 후반의 가격 변동을 줄이기 위해 주식시장이 열리는 초반에 일부러 공격적으로 거래한다. 자신이 세운 목표치를 시장이 인식하도록 하는 것이다. 또 장 초반에는 내부정보를 가진 투자자도 포트폴리오 조정자를 경쟁자로 인식해 거래량을 늘리게 된다. 이로 인해 주식시장이 열리는 초반에 전체 거래량이 많아진다.

그러나 장 중반으로 갈수록 내부정보를 가진 투자자는 포트폴리오 재조정자에 대한 정보를 업데이트하게 된다. 이에 따라 내부정보를 가진 투자자의 거래량은 점차 줄어든다.

다만 장 후반이 되면 거래 물량을 채우려는 포트폴리오 재조정자에 의해 전체 거래량이 다시 증가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으로 인해 주식시장의 거래 패턴은 U자형을 띠게 됐다.

최 교수는 “추가적인 실증연구를 통해 주식시장에 대한 이해가 더욱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재무경제학 분야의 학술지인 ‘금융경제학 저널’(Journal of Financial Economics) 6월호에 게재됐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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