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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족구병 기승…손만 잘 씻어도 절반은 예방
4월부터 환자 늘기 시작 6월에 정점
집단생활하는 영유아 발생빈도 높아
콕사키·엔테로바이러스 전염성 강해
증상없는 성인환자가 옮기는 경우도



#경기도에 사는 주부 최모(44)씨는 최근 첫째 아이가 밤에 갑자기 열이 나면서 탈수증상까지 보였다. 단순한 감기가 아닌 것 같아 응급실로 데리고 갔고 수족구병 진단을 받았다. 문제는 첫째 아이의 증상이 좀 나아진 후 둘째까지 똑같은 증상이 나타난 것이다.

수족구병이 전염성이 강한 탓이었다. 그런데 검사를 해보니 바이러스의 근원지는 최씨였다. 바이러스를 가진 최씨가 증상이 없다보니 아이들과 생활하다 전염을 시킨 것이다. 최씨는 이번 일을 계기로 모든 가족이 수시로 손을 씻는 습관을 생활화하기로 약속했다.

영유아에서 많이 발생하는 전염성 질환 수족구병 환자가 지난 4월부터 점차 늘고 있다. 특히 덥고 습한 날씨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6월에는 수족구병 환자가 연중 가장 많이 발생해 주의가 필요한 시기다.

▶4월부터 상승해 6월에 환자 정점=질병관리본부가 전국 95개 의료기관의 수족구병 표본감시 결과 지난 3월 마지막 주 수족구병 환자는 외래환자 1000명당 1.8명, 4월 첫째 주 2.4명, 4월 둘째 주 2.5명으로 조금씩 증가하더니 5월 셋째 주에는 14.4명, 5월 넷째 주에는 16.4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통계에 따르면 매년 수족구병 환자는 6월에 정점을 찍고 있다.

안종균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바이러스 특성상 기후에 민감한 계절성을 띄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6월 초에서 8월 말까지 많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수족구병은 ‘콕사키바이러스’ 또는 ‘엔테로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바이러스 질환이다. 대표적인 증상은 발열과 함께 손과 발, 입에 물집이 생기는 것으로 혀, 볼의 점막, 입술 등에도 나타난다. 어린이집, 유치원 등 집단생활을 주로 하는 생후 6개월에서 5세까지의 영유아들에서 발병률이 가장 높다.

잠복기는 통상 3~7일이며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전염은 직접 접촉과 비말을 통해 이뤄지며 오염된 물을 마시거나 수영장에서도 전파가 가능해 여름철 주의해야 할 바이러스 질환 중 하나다. 특히 모든 것을 입으로 가져가려는 특성이 있는 영유아가 감염에 더 쉽게 노출된다. 더구나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는 수족구병이 발전하면 뇌수막염이나 뇌염과 같은 신경계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는데 심각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안 교수는 “그동안 국내에는 장바이러스의 하나인 콕사키바이러스 A16가 주원인이었다”며 “콕사키바이러스에 의한 수족구병은 대부분 경미한 정도로 대부분 자연 치유되거나 아주 드물게 뇌수막염 등으로 발전하기도 했지만 사망 사례가 보고된 경우는 없었다”고 했다.

이어서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주로 중국, 대만 등에서 수족구병의 원인인 엔테로바이러스 71이 국내로 들어오며 이 바이러스로 인한 수족구병 국내 발병 보고가 수차례 있었다”며 “이 바이러스는 중국에서만 수십 명을 숨지게 하는 등 무서운 바이러스로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성인이 감염된지 모르고 영유아에게 옮기기도=영유아와 마찬가지로 성인도 수족구병에 걸린다. 다만 성인은 증상이 있어도 미비하여 자연스럽게 호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아이가 수족구병에 걸리면 같이 생활하는 다른 아이로부터 전염됐다고만 생각하는 경우가 있지만 성인이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다가 아이에게 옮기기도 한다.

성인은 증상이 없어 자신이 바이러스에 감염된지 모를 뿐이다. 이미숙 경희대병원 감염면역내과 교수는 “성인 감염자는 자신이 수족구병에 걸린 지도 잘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의도치 않게 영유아에게 감염시키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아이의 개인위생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가 함께 철저한 위생관리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수족구병은 현재까지 개발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다. 한번 감염되면 해당 바이러스 타입에 대한 면역이 생기지만 종류가 다른 바이러스 타입에 감염되면 다시 수족구병에 걸릴 수 있다. 치료는 증상에 따라 해열진통제, 충분한 수분보충 등을 권고한다.

수족구병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은 철저한 개인 위생이다. 올바른 손 씻기가 가장 기본이다. 안 교수는 “화장실을 다녀오거나 기저귀를 갈은 후, 식사 전에는 더욱 신경 써서 손을 씻어야 한다”며 “씻지 않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는 것도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서 “주변에 아픈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만진 물건은 깨끗하게 씻고 외출은 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특히 문 손잡이나 장난감 등은 자주 소독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손인규 기자/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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