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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 깊어지는 층간소음 분쟁...서울시 소음해결 팔 걷었다
시의회 소음硏, 전문가 강연회
민원사례 연구·대응방안 모색

#. 서울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40대 강모 씨는 층간소음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다. 그는 “처음 입주했을 때 웬만한 소음은 그냥 넘어갔지만 새로 입주한 윗층 사람들의 쿵쾅거리는 소음 때문에 최근 시달리고 있다”며 “경비실에 민원도 넣지만 달라지는게 없다”고 말했다 .

#. 오피스텔에 살고있는 20대 대학생 한모 씨는 또 다른 이유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그는 “옆집에 사는 여성이 강아지와 함께 살고 있는데 시도때도 없이 짖는 소리에 편안한 날이 없다”며 “한번은 복도에서 만나 이야기를 했더니 키우지 말라는 법은 없다는 식으로 되레 적반하장이였다”며 한탄했다.

우리나라 주택 유형의 대부분이 아파트나 다세대주택처럼 한 건물 안에 여러 가구가 사는 공동주택이다. 이렇듯 다양한 세대가 함께 모여살다 보니 층간소음이 발생하기 쉽고 갈등이 심해지면 폭력ㆍ살인 등 강력범죄로까지 이어진다.

18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층간소음 민원상담 건수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지난 2016년도 상담 675건, 현장상담 208건에서 2017년 상담 808건, 현장상담 225건으로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상반기에만 상담 386건, 현장상담 101건이였다.

층간소음을 겪어보지 않은 이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 있지만 피해자들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층간소음이 계속되면 폭행, 방화, 살인 등 심각한 갈등이 생기는 경우들이 발생한다.

이같은 소음을 듣는 사람들은 휴식과 수면을 방해받음으로 인해 피로가 늘고, 불쾌감이 증가하며 공격적인 태도가 형성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 한 아파트 40대 주민이 층간소음 민원을 해결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70대 아파트 경비원을 폭행해 숨지게 했고 오피스텔에서 20대 청년이 층간소음 피해를 주장하며 이웃주민을 흉기로 위협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층간소음 문제 해결을 위해서 대면 항의나 보복소음보다는 제3자에 중재를 요청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한다. 서울시 역시 공동주택별로 구성된 층간소음 관리위원회를 통해 중재를 요청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근 서울시의회 소음문제 연구회는 소음문제 해결을 위한 전문가 초청 강연회를 개최해 소음 관련 민원 사례를 연구하고 그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연구회에 따르면 작년 한해 동안 환경부에 접수된 환경분쟁사건은 총 484건(전년 이월 181건 포함)으로 이 중 약 87.4%가 소음과 진동에 관련된 분쟁이었다. 연구회는 층간 소음, 도로 소음, 항공기 소음 등 유형이 다양해 소음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ㆍ지자체간 전향적인 협의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회 위원장인 우형찬 의원은 “생활 소음은 보이지 않는 시민의 평온한 삶을 위협하는 보이지 않는 폭력”이라며 “서울시민은 누구나 쾌적한 환경에서 거주할 수 있는 권리가 있으며 소음문제 해결은 시민의 기본권 보호를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최원혁 기자/cho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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