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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화하는 담배 탓?…흡연자 금연생각 오히려 줄었다
-질병관리본부, 흡연자 금연계획률 조사
-금연계획률 10년만에 20.2%→17.6% 감소
-전체 흡연율 감소했지만 담배 끊을 생각은 줄어

[사진설명=흡연율이 감소하고 있는 반면 금연계획률은 오히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흡연자 박모(42) 씨는 몇 해 동안 ‘담배를 끊어야지’ 결심만 하다가 최근 흡연을 계속하기로 결정했다. 담배를 줄여보기 위해 몇 달 전 궐련형 전자담배로 바꿨는데 냄새가 적어서인지 예전보다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불평이 줄었다. 그런데 주변의 핀잔도 줄면서 금연 욕구도 사라졌다.

과거에 비해 흡연율은 감소하고 있지만 흡연자들의 금연 계획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궐련형 전자담배 출시 등 쉽게 접할 수 있는 흡연 수단이 보다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본부가 최근 조사한 ‘현재 흡연자의 금연시도 및 금연계획률 추이’ 분석 결과에 따르면 만 19세 이상 흡연자 중 1개월 내 금연계획률은 2007년 20.2%에서 2017년 17.6%로 2.6%포인트 줄었다. 금연시도율은 2007년 60.7%에서 2010년에 54.4%로 떨어진 이후 2017년 58.2%로 다소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60%를 밑돌고 있다. 2007년 대비로는 2.5%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2017년 기준, 현재흡연자 10명 중 5.8명이 금연을 시도했고 1.8명이 향후 1개월 내 금연계획이 있다고 답한 것이다. 다만 분석이 2017년 기준이고, 이후 궐련형 전자담배, 액상형 전자담배 등의 사용이 늘어나면서 금연계획률과 시도율은 더 낮아졌을 것으로 관측된다. 1개월 내 금연계획률은 현재흡연자 중 1개월 내 금연할 계획이 있는 비율을, 금연시도율은 현재흡연자 중 최근 1년 동안 담배를 끊고자 하루(24시간) 이상 금연을 시도한 비율을 말한다.

금연계획율의 감소는 전체 흡연율의 내림세와는 다른 모습이다. 질병관리본부의 현재흡연율(평생 5갑 이상 흡연한 사람으로 현재 흡연하는 사람의 비율) 자료를 보면 지난 2008년 20% 중반이던 흡연율은 2017년 20% 초반으로 떨어지며 역대 최저를 기록하기도 했다. 남성 흡연율 역시 2008년 45~50%에서 2017년 38%로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정부의 금연 정책 등으로 처음부터 아예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이 늘면서 전체 흡연율은 감소하고 있다”며 “다만 흡연자의 금연시도나 계획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어 흡연자에 대한 금연 유도에 더 신경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금연 계획이 낮아진 이유는 금연 시도로 성공한 사람이 적은 것도 주된 이유중 하나다. 2017년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서울시민의 금연시도율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흡연자 중 약 절반(47%)이 금연을 시도했지만 이 중 85% 정도가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금연 실패 원인으로는 ‘스트레스’와 ‘습관’이 가장 많이 꼽혔다.

성은주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단 며칠만에 실패하더라도 담배를 끊겠다는 노력을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금연일을 정했다면 달력에 표시한 뒤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언제부터 금연을 시작한다고 알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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