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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e스포츠협회 김영만 회장 “해외서 인정한 케스파 위상 우리가 지킬 것”


- e스포츠 구원투수로 등판한 1세대 게임리더 

한국e스포츠협회(KeSPA, 케스파) 김영만 회장이 취임 3개월 만에 e스포츠 구원투수로 그라운드에 본격 등판을 예고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3월 25일 상암 e스포츠협회 사무실에서 기자단 인터뷰를 가진 그는 그간 수많은 고민에 대한 속내를 털어놓으며 당면한 협회의 숙원 사업과 나아가야할 방향성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특히 김 회장은 협회가 e스포츠 종주국인 우리나라의 대표성을 지닌 기관으로서 그 지위를 되찾고 싶다는 바람이다. 그의 시선에서는 여전히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은 e스포츠 분야를 선도하는 나라이고 한국e스포츠협회가 상징적인 역할을 해야한다고 굳게 믿고 있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은 올해 협회 주력 사업으로 선수등록제, 대한체육회 가맹, 아카데미 사업 세 가지를 꼽았다. 보다 내실을 강화하고 그 역량을 최대한 발휘함으로써 한국e스포츠협회가 국내 e스포츠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도록 입지를 다지겠다는 각오다.
 



김영만 회장은 게임업계 1세대 리더다. '스타크래프트' 유통을 맡았던 한빛소프트 창업 시절부터 지금까지 특유의 거침없는 추진력과 뚝심으로 우리나라 게임과 e스포츠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인물이기도 하다.  
불미스러운 일로 수 개월 난항을 겪었던 협회장사 선임 문제를 두고 그가 복귀한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 김영만 회장을 아는 사람이라면 '아! 왜 그생각을 못했지.'라고 손바닥을 탁 쳤을 것이다. 초대 회장으로 한국e스포츠협회를 이끌었던 그의 연륜과 묵직함이 소위 요즘 말로 '반박불가'한 적임자로 보이기 때문이다. 

협회 내실화 '총력' 
"최근 e스포츠라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e스포츠가 다른 전통 스포츠처럼 발전해나가는 과정에서 협회는 누구를 위해 일하고 있는가를 다시 생각해보고 있는 것이죠."
협회의 새로운 수장으로 선임된 지 3개월 만에 다시 만난 김영만 회장은 e스포츠 구원투수로 나서겠다 다짐했던 처음보다 사뭇 진지한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졌다. 정부가 인가한 유일한 공인기관이지만 김 회장이 돌아왔을 당시 협회의 자생력은 매우 약해진 상태였다. 지난해 e스포츠가 아시안게임 시범종목으로 채택되면서 해야할 일은 더욱 많아진 까닭에 숨고르기도 전에 그는 그라운드로 올라서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 시간을 쪼개 e스포츠 분야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협회가 가진 문제점을 되짚었다는 설명이다. 
"해결해야 하는 현안은 많은데 명확히 이것이 정답이라고 할 방향을 잡는 것은 쉽지 않네요.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e스포츠 종주국으로서 반드시 해야할 과제는 있습니다. 분명 전통 스포츠와는 다르지만 가야할 지향점이 거기라면 그에 맞게 우리가 만들어 가야지요."
 



이에 김 회장은 협회의 내실화를 연내 지향점으로 삼았다. 우선, 선수등록제도를 도입해 가치화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확보, 아카이브를 정립하고 협회만의 자산을 만들어나간다는 계획이다. 그는 선수등록제도는 모든 스포츠 기구의 가장 기본적인 제도라면서 선수 권익보호는 물론 향후 국가대표 선발, 세제혜택 등 협회 등록 선수들의 지원 체계를 만들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 연장선상에서 김 회장은 대한체육회 재가맹도 연내 추진 중이다. 대한체육회 재가맹은 e스포츠가 정식종목화로 가는 필수 관문인 까닭에 김영만 회장 선임 이후 선행 과제로 떠올랐던 부분이다. 현재 협회 대전, 경남, 부산, 전남 등 4개 시도의 가맹이 완료되면서 대한체육회 인정단체 가맹 기준 요건을 충족했다. 김 회장은 당초 예상보다 빠른 드라이브로 상반기 내 성과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가 시범종목으로 채택되고 한국 선수들이 뛰어난 활약을 보인 까닭인지 지자체들이 e스포츠를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올해 문체부가 시행하는 지역 경기장 구축사업이 연계되며 그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e스포츠 국제 표준 주도 '목표'
사실 e스포츠협회의 내실화를 위해서는 재정자립도가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김 회장은 협회 회원사들의 회비에 의존했던 기존 형태로는 제대로 사업을 꾸려나가기 힘들다는 점을 강조했다. 
"협회장 위치에 있지만 비즈니스를 하는 장삿꾼의 입장에서 협회의 자생력을 고려해봤을 때, 지속적인 재정 마련을 위해서는 사업을 수익화해야 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협회는 외부적 자문에 별도의 비용을 청구하지 않았지만 필요하다면 이를 사업화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그는 협회 아카데미 사업을 꼽았다. 민간 중심의 e스포츠 아카데미가 선수 육성이 주라면 협회는 선수 외 심판, 지도자, 방송인력 등 e스포츠 산업 전반에 필요한 전문 인력을 양성하겠다는 것이다. 해외나 국내에서 e스포츠 컨설팅 사례가 빈번해진 만큼 e스포츠 인프라 관련 코디네이터 사업도 김 회장 머릿 속에서 구상 중이다. 
"e스포츠의 특성을 살려 온라인 매치업 플랫폼을 만드는 파트너십도 검토하고 있고 한국에서 먼저 선도적으로 활용한 후 협회와 우호관계가 형성된 해외 협ㆍ단체로 이를 확대해 감으로써 수익화 하는 것도 고려 중입니다." 
 



이처럼 다양한 노력 속에 김영만 회장이 궁극적으로 바라는 협회의 결실은 무엇일까. 
그는 협회의 위상 제고가 시급하다는 생각이다. 아이러니하게 위상 재건을 실천해야 하는 곳은 자국, 우리나라이다. 반면, 해외가 바라보는 우리 사정은 다르다. 협회는 현재 아시아e스포츠연맹의 동아시아 이사국 자격으로 아시안게임 종목화와 세부종목 선정, 제도적 규정 정비 등 지속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아시아뿐만 아니라 북ㆍ중미 등에서도 협회와 교류관계 요청이 오고 있다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얼마 전 유승민 IOC위원을 만나 e스포츠 종목화에 대한 자문을 구했는데요. 결국 협회가 추구할 수 있는 비전은 우리나라 e스포츠가 종목, 선수, 제도 등에 있어 국제적인 표준으로 자리잡는 것 아닐까요. e스포츠 발전에 기여하는 진정성을 가진 기관으로 인정받고 싶습니다."

사진 제공 = 한국e스포츠협회

Side Story-e스포츠로 스포츠외교 '앞장' 
'남북이 판문점에서 e스포츠 대회를 한다?'
가능성이 있는 얘기일까, 한국e스포츠협회 김영만 회장은 e스포츠가 국제적으로 우호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스포츠외교를 주도할 수 있는 좋은 콘텐츠라는 점을 강조했다. 
아시안게임과 같은 큰 범위의 대회가 아니어도 가까운 나라인 일본과 중국을 연결해 국가대항전을 추진해보고 싶은 욕심도 내비쳤다. 
"토종 게임이 아시안게임과 같은 국제 대회의 종목으로 채택되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국가전이 열린다면 사회 전반적으로도 긍정적인 시선으로 e스포츠 활성화를 기대하지 않을까요. 문체부와 함께 지속적으로 발전 방안을 논의해보고자 합니다."

프로필
■ 1988년~1998년     LG소프트 콘텐츠사업팀 팀장       
■ 1999년~2006년     한빛소프트 창업 대표이사 사장
■ 2000년~2005년     한국e스포츠협회 초대 회장
■ 2007년~2011년     방송통신위원회 규제개혁위원회 위원
■ 2000년~2011년     한국벤치기업협회 부회장
■ 2001년~2004년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이사
■ 2003년~2009년     한국게임산업개발원 이사
■ 2005년~2007년     한국게임산업협회 회장   
■ 2006년~2008년     한빛소프트 대표이사 회장
■ 2008년~2011년     한국소프트웨어 저작권협회 회장    
■ 2008년~2018년     한빛소프트 사외이사 겸 경영고문
■ 2013년~2018년     비엔엠 홀딩스 회장
■ 현재                   한빛소프트 부회장 & 한국e스포츠협회 회장
윤아름 기자 ga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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