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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투머치 ‘리갈하이’, 정교함이 필요해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에서 입시생이나 자식으로 나온 배우들은 한 회에 2~3개 문장 정도의 대사를 하고 며칠동안 많은 언론사를 돌면서 인터뷰했다.

드라마가 되려면 이렇게 돼야 한다. 가장 이상적이다. 이게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쓸데 없는 대사, 없어도 되는 장면이 하나도 없었다는 뜻이다. 그래서 버릴만한 캐릭터 하나 없는 드라마가 됐다. 대사가 필요 이상으로 많아도 캐릭터가 죽는다. 캐릭터 어필 유무를 결정하는 요인은 대사량이 아니다.

‘SKY 캐슬’의 바통을 이어받은 JTBC 금토드라마 ‘리갈하이’는 어떤가.

1~2회만으로의 판단이지만 버려야 될 장면, 뭔지 불확실한 상황이 너무 많다. 단순히 일본 후지TV 원작 드라마의 리메이크 문제만은 아니다.

1회에 등장한 어설픈 성추행 에피소드와 성평등 관련 신(scene), 그리고 1~2회에서 서은수의 복싱 장면이 필요 이상으로 많이 들어가 장르물의 완성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일본 드라마를 그대로 가져오지 않고 일본 정서를 우리 시청자 정서에 맞게 리메이크 하는 것은 필요하겠지만, 어설프게 사회적인 이슈를 담는다거나, 웃기지도 않은 유머 코드를 남발한다면, 리메이크의 의미가 반감된다. 오히려 일본에서 크게 성공한 원작의 기대감 마저 빼앗게 하는 요인이 된다.

괴퍅한 성격에 돈을 밝히는 변호사 고태림(진구 분) 캐릭터는 묘하게 설득되는 ‘궤변 속 논리’의 변론을 하면서 강화되는 것이지, 손가락을 올리며 “승률 100%”라고 계속 외친다고 살아나는 건 아니다.

여주인공 서재인(서은수 분)은 순수한 정의파 병아리 변호사이다. 긍정적이고 뚝심 있는 성격 만큼이나 허당끼 있는 서재인에게 불필요한 상황이나 의미 없는 대사를 많이 주는 건 배우 개인과 드라마에 마이너스가 될 뿐이다. 청순 비주얼을 지닌 여성이 지나치게 씩씩하며 깨는(?)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는 이제 진부하다.

서은수는 ‘발연기’라고는 할 수 없지만, 전체의 흐름속에서 연기를 이어나가는 역량은 아직 떨어진다. 자신의 신(scene) 채우기에 급급한 연기다. 그런 배우를 살리려면 캐릭터의 대사나 연출이 좀 더 정교해져야 한다.

문화평론가 정덕현은 “법정물이 서서히 지져워져간다. ‘조들호1’과 ‘조들호2’의 차이는 크다. 신선함이 크게 줄어들었다“면서 “‘리갈하이’의 돈키호테 천재 변호사가 재미있을까? 2년전만 해도 괜찮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말은 법정 장르물의 클리셰보다 촘촘한 디테일이 더욱더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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