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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광구 구속에 금융권 초긴장...지배구조ㆍM&A에 파장
신한 조용병 재판 영향 촉각
연말 연임 도전 핵심변수
당국 이례적 임원진 면담
함영주 하나은행장도 재판중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채용비리 불씨가 금융권에서 재점화했다.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이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면서다. 같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됐다. 무엇보다 오렌지라이프 인수가 현안인 신한금융지주로선 초긴장 상태다. 금융감독원이 인수 인가 판단 과정 사상 처음으로 이 금융지주 이사진을 면담했기 때문이다.

1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광구 전 행장이 전날 1심에서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고 구속되자, 파장은 즉각적으로 신한금융지주와 KEB하나은행로 옮겨갔다. 이 전 행장의 혐의에다 추가로 학력ㆍ성별 차별 혐의가 보태져 있기 때문이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나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현직으로, 유죄로 인정될 때의 파장이 우리은행보다 더 클 수밖에 없다.

신한으로선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당국에서 인가할지가 최대 이슈다. 특히 인가 심사 중인 금감원은 최근 이 지주 이사진 면담을 진행했다.

당국 관계자는 오렌지라이프 인수와의 연관성에 대해 “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무죄추정의 원칙이 우선”이라면서도 “인가 심사하면서 이사회를 만난 것은 처음이다. 영향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국입장에선 채용비리의 영향만이 아니라, 만에 하나 최고경영자에게 유죄판결이 나면 지배구조 불안이 생길 수 있기에 책임이 있는 사외이사들이 잘 이끌지 봐야 한다”고 했다.

신한금융지주의 채용비리 혐의는 지난해 말 단행했던 계열사 사장단 인사의 안착에도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 신한이 은행과 금융투자 등 주 계열사의 CEO를 교체하는 내용의 사장단 인사를 내자, 연임에 이르지 못한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라 반박한 바 있다.

당시 조 회장은 “자신도 1년 후에는 (회장 연임을 두고) 경선을 치르게 될 것이고 연임하지 못한 CEO들도 회장 후보 풀에 포함돼 재평가 받을 것”이라며 조직을 다독였다.


세대교체와 혁신이란 대의를 앞세운 인사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CEO의 리더십이 견고해야 하는데, 채용비리 연루 혐의라는 복병이 예상보다 크게 자리잡은 모양새다.

신한과 하나가 우리은행 사례와는 다르다며 선을 긋는 요인 중 하나는 CEO들의 직접 개입이 없다는 주장이다. 신한은 당시 전임이었던 서진원 전 행장이 3개월간 병원에 입원했다 조 행장이 급하게 뒤를 이은 상황이어서 업무 공백을 메우느라 신입 채용에 관여할 여건이 안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인사 전결권자가 행장이 아닌 인사부장이다. 함 행장은 오는 3월로 임기가 만료돼 연임 여부가 걸려있지만, 혐의를 부인하는 함 행장의 입장과 판결까지 10개월여가 걸렸던 이 전 행장의 사례에 비춰보면 공판이 연임 결정에 직접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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