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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국내 대표기업의 의무, 이재용식 발현을 기대한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10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방문했다. 이 총리가 대기업 총수를 단독으로 만난 것은 2017년 5월 취임 이후 처음이다. 현장설명은 격에 맞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맡았다. 이 총리는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저조를 언급하며 “최근 걱정스러운 보도가 나왔지만 삼성답게 이른 시일 내에 이겨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은 “올해 기업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 같지만 위기는 항상 있는 것이고 꿋꿋이 열심히 헤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쪽은 격려하고 한쪽은 의욕을 보이는 모처럼만의 훈훈한 모습이다.

하지만 두 사람의 발언내용중 단연 압권은 “국내 대표 기업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겠다”는 이 부회장의 말이었다. 그는 “중소기업과 함께 발전해야만 지속 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상생의 선순환을 이루겠다”고 덧붙였다. 오늘날 한국의 주요 대기업에게 이보다 중요한 과제는 없다.

의무라는 키워드는 이 부회장에게는 일생중 가장 힘들었을 지난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해 5개월의 재판 과정과 6개월의 구속수감 기간을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았다고 했다. 최후변론을 통해서는“삼성의 성취가 커질수록 국민들의 기대는 더 엄격하게 커졌다는 사실을 알게됐다”고 했다.

국민의 기대는 의무를 다할때 충족된다. 이 부회장은 하늘의 뜻을 안다는 지천명(知天命)의 나이에 답답하고 억울한 굴곡의 시점에서 얻은 심적 변화를 경영에 접목하고 있다.

지난해말부터 잇따르는 이재용식 경영 결단은 의무라는 키워드로 보면 좀 더 명확하게 해석된다. 10년 넘게 끌어온 ‘반도체 백혈병 분쟁’을 마무리하고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직원 8700여 명의 직접 고용키로 한 것이 중요한 사례들이다. 3년간 180조원을 투자하는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방안’에 중소기업과의 상생 활동 강화하는 방안을 대거 포함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연초부터 이재용 부회장의 행보는 달라졌다. 5G(5세대 이동통신)용 통신 장비 생산 공장 가동식에 참석하고 반도체 현장에서 경영진과 간담회도 가졌다. 구내식당에서 임직원들과 점심식사를 함께하기도 했다. 부회장과 셀카를 찍는 여직원들도 있었다. 종전에는 볼 수 없었던 적극적이고 소탈한 행동이다.

이를 황제경영이란 비난을 의식한다는 삐딱한 시선으로 볼 필요는 없다. 오히려 ‘대표기업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기위한 총수로서의 변화 노력으로 봐줄 일이다. 향후 더 발전된 이재용식 발현 사례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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