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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기아 연구개발 수장에 첫 외국인…外人 ‘전진 배치’ 계속
- ‘BMW 출신’ 2015년 영입된 알버트 비어만 사장…연구개발본부장 임명
- 세계 3대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 영입 이래 꾸준한 외부 인재 수혈…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현대기아차가 연구개발(R&D)을 총괄하는 연구개발본부장 자리에 BMW 출신의 알버트 비어만<사진> 사장을 임명하며 ‘외인(外人) 전진배치’ 기조를 이어갔다. 현대기아차가 외국인 임원을 연구개발본부장에 앉힌 것은 사상 처음이다.

12일 현대차그룹이 주요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알버트 비어만 현대ㆍ기아차 차량성능담당 사장은 신임 연구개발본부장에 임명됐다.

BMW에서 30년 간 고성능차 개발을 담당하며 총괄 책임자로 일하던 그는 지난 2015년 현대차그룹에 영입됐다. 이후 짧은 시간 내 현대기아차와 제네시스의 주행성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현대차그룹 측은 비어만 사장의 연구개발본부장 배치에 대해 “실력 위주의 글로벌 핵심 인재 중용을 통한 미래 핵심 경쟁력 강화 의지가 반영된 인사”라고 설명했다.

적극적인 소통과 협업을 바탕으로 연구개발 본부의 일하는 방식 변화를 주도해온 비어만 사장은 정 수석부회장이 평소 강조하는 ‘IT기업보다 더 IT기업같은 기업’ 등과 같은 혁신적 기업 문화를 정착시키는데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알버트 비어만 사장은 앞으로 자율주행차, 커넥티드 카 등 혁신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새로운 연구개발 조직문화 정착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번 비어만 사장의 연구개발본부장 임명을 비롯한 최근 외인들의 핵심 요직 배치에는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고성능 라인업 ‘N’ 등 브랜드 이미지 고급화에 대한 그룹의 지대한 관심이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10월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을 디자인최고책임자(CDO)에,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을 상품전략본부장에 각각 임명 바 있다. 이번 비어만 사장 임명과 같은 맥락의 전략적 판단이라는 게 현대차그룹 측 설명이다.

동커볼케 부사장은 푸조와 폭스바겐그룹에서 대중차, 고급차, 슈퍼카 디자인을 두루 경험한 스타급 디자이너고, 쉬미에라 부사장은 BMW 고성능 라인업 ‘M’ 사업부 북남미 총괄 임원을 지낸 인물이다. 두 사람 모두 국내 업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커리어를 갖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외인 전진 배치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당시 기아차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던 지난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 부회장은 당시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로 꼽히던 피터 슈라이어를 폭스바겐으로부터 영입한 뒤 ‘디자인 기아’라는 명성을 얻는 등 큰 성공을 거뒀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에도 BMW 출신 파예즈 라만 상무를 영입해 제네시스 아키텍처 개발실장 자리에 앉히고, 부가티 출신 알렉산더 셀리파노브 디렉터를 제네시스 유럽 디자인팀으로 영입하는 등 외국인 인재 영입을 멈추지 않았다.

벤틀리 출신 사이먼 로스비 상무에게는 중국디자인 담당을 맡겼고, 다임러 트럭 출신의 마이크 지글러 이사(현대차 상용 R&D전략실)와 벤츠 출신 마크 프레이뮬러 이사(현대차 상용해외신사업추진) 등 상용차 부문에서도 외부 수혈을 했다.

올해 9월엔 폭스바겐으로부터 코넬리아 슈나이더 스페이스 이노베이션 담당 상무를 영입하며 외인부대의 스펙트럼을 마케팅 부문까지 넓히기도 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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