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에디션 넘버·컨디션따라 달라” 해명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미술품 공동구매가 급격하게 성장하는 가운데, 공동구매한 작품이 해외 온라인 경매사이트의 거래가보다 세 배 가까이 비싸게 책정돼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미술품 공동소유 플랫폼 아트투게더는 지난 11월 피카소의 ‘순회 희극배우들과 부엉이(Halte de comediens ambulants avec Hibou)’를 2810만원(수수료포함 3091만원)에 공동구매를 진행했다. 회사측은 총 38명의 구매자가 공동구매에 참여했으며, 오픈 1분만에 마감됐다고 밝혔다. 이 작품은 에칭기법으로 제작한 판화로, 전체 50개 에디션 중 30번째다.
현재 이베이(ebay.co.uk)영국 사이트에는 같은 판화가 미화 9295달러(한화 약 1033만원)에 올라와 있다. 에디션은 50개 중 40번째다. 12월 13일 판매가 마감되며, 이전에도 같은 작품이 비슷한 가격에 거래된 것으로 파악됐다. 판화는 같은 작품이 여러개 만들어지기에 사진과 더불어 초보 컬렉터가 입문하기 좋은 장르로 꼽힌다. 더구나 판화의 경우, 전체 에디션이 모두 같은 가격에 판매된다. 다만 옥션 등 2차 시장에선 작품 컨디션에 따라 가격 차가 발생하나, 동등한 조건이라면 가격도 비슷하게 거래된다.
같은 작품을 세 배 가까이 매입하고 공동구매한 것을 놓고 아트투게더측은 “이베이에서 그정도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건 차후에 인지했다”며 “우리가 작품을 매입한 곳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진 갤러리인 오페라 갤러리다. 작품 에디션 넘버나 컨디션이 달라 가격에 대한 해석은 분분 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회사 측은 투자를 위한 공동구매라기보다 미술품 공동소유에 초점이 맞춰져 있음을 강조했다. “펀드 상품이 아니고 공동지분투자를 온라인으로 구현한 것이다. 앞으로 중도거래 거래소를 구현해 회원간 서로 양도 양수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이베이 가격보다도 회원끼리 아트투게더의 중개를 통해 매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미술품 자체를 되팔아 시세차익을 남기거나, 임대로 전시수익을 노리는 등 회원들에게 다양한 경로로 수익을 돌아가게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시세보다 월등히 높은 금액으로 작품을 매입했기에, 빠른 시일내 시세차익을 바라기는 쉽지 않아보인다.
미술품은 유통 경로에 따라 가격차이가 발생한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갤러리의 경우는 작가의 성장가능성과 비전 등 미래가치를 보고 가격을 매긴다. 경매시장은 그와 상관없이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가격이 책정된다”고 말했다.
경매에서 거래되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천정부지로 오르기도 한다. 더구나 미술품은 규격화된 공산품이 아니기에, ‘정가’의 개념이 희박하고 특정 거래처가 아니면 구하기 어려운 경우도 허다하다. 미술품 투자에 선뜻 다가가기 어려운 이유기도 하다.
‘샐러리맨 컬렉터’의 저자 김정환씨는 “미술품 투자도 일반 투자와 같다. 작가에 대한 정보, 작품 컨디션 등도 살펴야 하지만 경매기록이 있는 작가라면 작품거래가격 추이도 살펴야한다”고 조언했다.
이한빛ㆍ김지헌 기자/vick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