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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두라스 정글에 모습 드러낸 전설의 ‘황금도시’
사라진 도시, 해적들의 보물, 고대 무덤, 금이 실린 난파선… 이런 미스터리는 인류가 좋아하는 가장 매력적인 이야기들이다. 그 중 하나인 ‘시우다드 블랑카’, 백색도시는 수백년동안 탐험가와 고고학자들을 매료시켜왔다.

2015년 중앙아메리카 온두라스 오지 정글 한 가운데 전설로만 내려오던 수천년 전 황금도시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일명 ‘원숭이 신의 잃어버린 도시’로 알려진 백색도시다. 몸의 절반은 인간, 절반은 원숭이인 신비로운 존재가 만들었다는 이 도시가 허구가 아닌 실재한 장소로 밝혀지면서 인류의 기원과 문명의 수수께끼를 풀 단서들이 나타난다.

뉴욕의 자연사박물관 에디터로 고고학과 인류학에 조예가 깊은 더글러스 프레스턴은 이 탐사대에 합류해 전 과정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백색도시 전설은 길고 오랜시간 쌓여왔다. 1526년 에르난 코르테스가 멕시코를 정복하고 6년 뒤, 카를로스 1세에게 보낸 편지가 바로 신화의 시작이다.

코르테스는 아스텍 제국보다 더 많은 부를 지닌 도시가 있다고 편지에 썼다. 20년 뒤 크리스토발 데 페드라사라는 선교사가 번화한 거대 도시를 발견했다는 사실을 카를로스 1세에게 보고하면서 전설을 더 키웠다. 이후 1830년대 뉴요커 존 로이드 스티븐스, 1930년 미첼 해지스, 1936년 온두라스 3차 원정대를 이끈 모드 등 많은 전문가와 탐험가들이 이 성스러운 금단의 도시에 도전했지만 실체에는 다가가지 못했다.

해발 1600m의 높은 산맥과 깍아지른 절벽, 살아있는 것들을 모두 삼키는 깊은 늪과 맹독을 품은 동물이 우글대는, 접근 불가의 원시자연에의 도전은 21세기에도 계속됐다.

2012년 앨킨스 원정대는 첨단 과학을 동원했다. 헬리콥터로 타겟 지점을 날며 수십억발의 레이저 광선을 쏘아 지형을 파악하는 첨단 장비와 GPS시스템 등을 장착, 정밀한영상을 얻게 된다. 분석 결과, 의식용 건축물, 거대한 토루, 계단식 경작과 운하, 다수의 광장과 수많은 정착촌 등이 파악되고, 지상검증을 위해 탐사대가 본격적으로 꾸려진다. 2015년 2월, 지은이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특파원 자격으로 이 탐사대에 합류한다.

치사율 99%의 맹독사 페르드랑스와 맞닥뜨린 이야기부터 밀림 속에서 제단처럼 보이는 마름돌들을 발견하면서 잃어버린 도시의 끄트머리에서 심장으로 조금씩 다가가는 이야기는 잘짜인 한 편의 어드벤처 영화 같다.

책에는 록펠러의 아들로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유물을 100만점이나 모았던 조지 구스타브 헤이 등 과거의 유물과 역사에 빠진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곁가지를 이루며 풍성한 이야기 숲을 이룬다. 잃어버린 도시 발굴을 둘러싼 논쟁과 논란, 원정 대원들의 집단 발병 등 이후 상황까지 꼼꼼하게 담았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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