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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를 밀어붙이는 사람(에노모토 히로아키 지음, 정지영 옮김,쌤앤파커스)=왜 사람들은 연예인이나 유명인의 행동에 격하게 반응하는 걸까.심리학자 에노모토 히로아키는 상대의 사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내가 생각하는 정의만 옳다고 내세우며 상대를 몰아붙이는 이상한 정의감에 도취된 사람들의 진짜 속내를 해부했다.‘고릴라 실험’이 보여주듯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특히 정의를 밀어붙이는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만 옳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자신의 의견에 반대하는 걸 못견뎌한다. 무시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지은이는 이런 공격적 성향은 다름아닌 인정받지 못한 욕구불만에서 기인한다고 설명한다. 이런 내적 욕구불만은 사회적 욕구불만과 맞물릴 때 공격성이 더 커진다. 즉 정의가 통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생긴 욕구불만이 정의를 밀어붙이는 사람을 더욱 삐딱하게 만들고 어떻게 해서든 힘과 영향력을 행사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 대상은 흔히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거나 잘못한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 정치인 등이다. 그들을 맘껏 공격하며 욕구불만을 해소하는 것이다. 문제는 정의를 밀어붙이는 사람은 자신이 정의롭다는 자아도취에 빠져 점점 더 공격적으로 행동한다는 사실이다. ‘내로남불식 정의’‘가짜 정의’를 돌아볼 때다.

▶달나라로 간 소신(이낙진 지음, 지식과감성)=시골집에서 우연히 화분 받침으로 전락한 두꺼운 ‘족보’(族譜)를 본 지은이는 정신이 퍼뜩 든다. 따로 들춰보지 않으면 목침 대용으로도 쓰이지 않을 난해한 족보를 딸들이 볼까 싶었던 그는 이야기를 짓기로 했다. 쉽고 재미있는 옛날이야기 형식으로 딸들에게 들려주자는 생각에서였다. 그렇게 쓴 가족 이야기가 우리의 세상사는 이야기로 커졌다. 모두 15장으로 구성된 에세이집은 하루하루를 무심히 사는 것 같지만 알고 보면 모두에게 소중한 일상이 곧 히스토리임을 보여준다. 따뜻한 글이 뭉클함을 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냉철한 지성으로 밀려와 ‘삶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저자는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우리는 곧잘 네 잎 클로버의 행운을 쫓아가면서 세 잎 클로버의 행복은 외면해버리기 일쑤”라며 작은 행복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또한 우리 자신의 성장과 아픔이 어딘가에 살아있는 것을 불편해 하지 말자고 얘기한다. 잊힌 것은 잊힌 대로, 기억된 것은 기억된 대로, 기록된 것 또한 그것대로 인정하는 것이다. 박인기 경인교대 명예교수는 “기억과 기록으로 풀어낸 가족에 대한 든든한 인식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의 나라, 그의 통치(송영윤 지음, 예영커뮤니케이션)=구약성경 다니엘서를 바탕으로 한 설교집으로, ‘포천 중리에서 만나는 다니엘’이란 부제를 달았다. 경기도 포천의 지장산 자락에 있는 중리교회 담임목사인 지은이가 2015년 7월부터 1년 여간 신자들과 함께 나눈 말씀을 한 데 묶었다. 샐러리맨의 삶을 3년 반 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시각과 목소리를 담아 들려주는 말씀은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는다. 한국사회의 모습, 현안들을 예화로 적절히 풀어 친근하게 다가온다. 한국 교회에선 다니엘서를 요한계시록과 함께 예언서로 풀이하고 다뤄왔단 점에서도 차별성이 있다. 지은이의 시선은 민족ㆍ인류로 확장한다. 개인의 성경 묵상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궤도이탈은 없다. 박해받는 하나님의 백성이 믿음으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기록된 게 다니엘서라는 점을 명확히 한다. 지은이는 세상을 움직이는 건 권력자가 아니란 점을 강조한다. 일상적인 대화처럼 편한 문장으로 이웃집 숟가락 개수까지 훤히 알 정도로 친밀도가 높은 중리교회 구성원들의 소소한 삶을 엿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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