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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명 사태에도…‘검사 이의제기’ 공식 기록은 0건
뉴스종합|2018-10-12 08:37

문무일(57ㆍ사법연수원 18기) 검찰총장이 의사소통 투명화를 위해 일선 검사의 이의제기권을 보장하는 제도를 올초 시행했지만 절차를 사용한 검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연합뉴스]

-이의제기 절차 시행했지만 사용 전무
-“상명하복 문화 강하고 평판에 민감” 지적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검찰이 투명한 의사소통을 위해 일선 검사의 이의제기권을 보장하고 의사결정 기록을 의무화하는 제도를 올초 신설했지만 사용률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답변에 따르면 지난 1월 2일 ‘검사의 이의제기 절차 등에 관한 지침’이 시행된 후 7개월 간 기록된 이의제기는 전무했다. 지침은 사건 처리를 두고 상급자와 이견이 생기면 숙의를 거치고, 이견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검사는 서면으로 이의제기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제출 받은 기관장은 관련 내용을 상급 검찰청에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 2월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의혹을 처음 폭로한 안미현(39ㆍ사법연수원 41기) 검사를 포함해 아무도 이의제기 절차를 밟지 않았다. 제도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셈이다.

이를 두고 재경지검에 근무하는 검사는 “현장에서는 아직 이 제도를 사용할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상명하복 문화가 남아있는 검찰 조직에서 상부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검사들에겐 평판이 곧 능력, 임지로 이어지기 때문에 웬만하면 상사와 문제를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그걸 굳이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침에 따르면 기관장이 이의제기를 신청한 검사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을 금지하고, 관련 서류를 10년간 보관하도록 했다.

아울러 지난 4월부터 ‘검찰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지휘ㆍ지시 내용 등 기록에 관한 지침’도 시행됐지만 제대로 활용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에 따르면 4월부터 4개월간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에 입력된 의사결정 건수는 전국 59개청에서 612건으로, 1개청 평균 10.4건이었다. 이 지침은 사건 처리 과정에서 상급자가 보고를 반려하거나 사건 처리에 대해 구체적인 지시ㆍ지휘를 할 경우 반드시 기록하도록 했다.

수도권의 한 부장검사는 “검사 입장에서도 부장이 보고를 반려했는데 애초 자기 생각이 틀렸다는 걸 깨달으면 굳이 그 과정을 기록해서 좋을 게 없다”고 말했다. 지침을 시행한 취지와 달리 상급자와 일선 검사가 사전에 구두로 사건 처리 내용을 협의해 서면으로는 반려나 지시를 하지 않는 문화도 생겼다고 한다.

대검찰청은 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해 최근 일선 검사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또 각 검찰청에 이의제기 절차를 활용하고 의사결정 과정을 의무적으로 기록하라고 요청했다. 대검 관계자는 “처음 제도를 시행하다 보면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며 앞으로 지침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ye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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