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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목요일 아침의 잡생각
뉴스종합|2018-10-11 11:26

오랜만에 운동 가려는데, 태풍이란다. 밖을 보니 비가 억수로 내린다. 카톡이 울린다. 현장에도 비가 여기만큼 내린다는데 어떡할까요? 아, 비오면 힘들지 않겠어요? 다음에 좋은날 하시고, 오늘은 편히 쉬시지요. OK. 예전엔 안그랬다. 하늘을 향해 원망했다. 왜 하필 오늘 비를 뿌리시나요?

아이를 태우고 학원가는 날, 고수부지를 향해 왼쪽 턴을 하려는데 진입금지다. 억! 그럴리가. 조금 있으면 불꽃놀이 축제를 하기 때문에 길을 막았단다. 길을 돌아서면 목적지 도착엔 5분 이상은 더 걸린다. 그럴 수도 있지 뭐. 다른 사람들은 좋겠다, 불꽃놀이도 보고. 예전엔 안그랬다. 불같이 화를 냈다. 뭐야, 사람 길 막고. 이래도 돼?

산책을 하는데 앞에 가던 개가 똥을 싼다. 주인이 개똥을 치우긴 하는데, 깔끔하지 못하다. 대충대충 하다보니 다른 사람들도 눈을 찌푸린다. 우리집 볼튼이 생각이 난다. 그럴 수도 있지 뭐. 주인이 매우 바쁜가보다. 예전엔 안그랬다. 주인 돌려세워 한마디 했다. 반려동물 키우려면 그만큼 책임감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택시를 타는데 이건 나라시 수준이다. 목숨이 간당간당하다. 신호고 뭐고 없다. 무서워 그냥 눈을 감는다. 저 운전하시는 분도 다 먹고 살려고 하는 것인데, 서둘러 손님을 받아야 먹고 살지. 예전엔 안그랬다. 토끼눈하며 따졌다. 아저씨, 사람잡을 일 있어요?

딸아이가 아이스크림 먹고 싶다고 배스킨라빈스에 갔더니 줄이 길다. 10여분은 걸릴 듯 싶다. 실내가 넓지 않다보니 줄이 반듯하지는 않다. 젊은 여성 한분이 뭐가 급한지 내 앞에서 새치기를 한다. 줄을 못봤겠지, 아니면 좀 급한 일이 있나보지. 눈감아 준다. 예전엔 안그랬다. 훈계를 했다. 뭡니까, 새치기 해도 돼요?

국정농단 의혹에 누구는 몇년형 받고, 누구는 풀려나고, 내 상식으론 이해못할 구석이 적지 않다. 뭐 그런거지. 그 사람들도 얼마나 힘들겠어? 입을 닫는다. 예전엔 안그랬다. 게거품을 물었다. 한국 법망, 이래도 돼? 사필귀정 몰라?

숙명여고 쌍둥이 성적조작 의혹의 전모가 점점 밝혀지고 있다. 기사 댓글이 장난이 아니다. 쌍둥이 딸도 책임이 있으니 처벌을 해야 한다는 등 글이 살벌하다. 오죽하면 그럴까 싶다가도 그건 아닌 것 같다. 내딸이 떠오른다. 딸들이 무슨 잘못이 있을까. 설사 잘못이 있다 해도 그건 교육환경을 이렇게 만든 어른들 책임 아닌가. 얼른 지나갔으면 싶다. 예전엔 안그랬다. 쌍심지를 켰다. 본때, 몰라?

얼마전 친구를 만났다. 한때 세상 남부럽지 않을 만큼 잘 나갔던 친구다. 그러다가 어느날 밑바닥까지 추락했다. 어느정도 재기에 성공했는데, 소줏잔을 기울이던 녀석이 한마디 한다. “살아보니 다 소용없더라. 아둥바둥하며 어떤때는 남의 심장에 비수를 꽂기도 했는데 다 소용없더라. 이젠 둥글게 둥글게 살고 싶어.”

‘핏대 대한민국’이다. 적폐청산이다 뭐다 세상이 시끄러우니 덩달아 사람들 심성도 송곳 투성이다. 서로 할퀴고 공격하고 기어코 고꾸라뜨려야 만족하는 세상. 좋은 세상을 향해 달려가는 과정이라고 하는데, 과연 그렇게 해서 좋은 세상이 올지는 모르겠다. 나 역시 둥글게 살고 싶다. 더이상 화내며 살고 싶지 않다.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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