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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석 자금이동③] 올들어 유동성 110조↑…다시 부동산行?

만기 2년 미만 예ㆍ적금 62조 확대
투자처 못찾은 대기성 자금 증가
부동산 수익률, 주식예금보다 높아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올들어 110조원에 달하는 ‘뭉칫돈’이 시중에 풀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수도권의 ‘미친 집값’은 이런 과잉 유동성이 부추긴 측면이 컸다. 최근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강력한 규제책을 내놓은 데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연내 인상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부동산에 집중됐던 유동성이 어디로 흘러갈지 주목되고 있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시중 통화량 지표인 M2가 7월 말 현재 2637조4000억원(원계열 기준ㆍ평잔)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2527조6000억원)에 비해 무려 109조8000억원 불어난 규모다.

시중 통화량 중에서도 만기가 짧거나 수시로 넣었다 뺄 수 있는 대기성 자금인 ‘부동자금’의 증가세가 크다. 만기 2년 미만인 정기예ㆍ적금은 1042조3000억원으로 62조원이나 늘었다. 요구불예금은 220조3000억원에서 224조1000억원으로,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은 513조8000억원에서 520조5000억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저금리 상황에서 이처럼 늘어난 유동성은 부동산 시장으로 주로 흘러들어가 집값 상승을 이끄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은도 최근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서울 집값 상승의 한 원인으로 금융완화 기조를 꼽았다. 저금리로 금융상품의 투자매력이 하락하면서 부동산 투자가 늘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까지 10년간 누적 투자수익률을 보면 아파트가 55.8%, 주택이 48.9%로, 코스피(30.1%), 은행 1∼2년제 정기예금(36.3%)을 크게 웃돌았다.

이에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내부에서도 금융안정 차원에서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난 18일 공개된 지난달 금통위 회의 의사록을 보면, 한 금통위원은 “통화정책 결정에 있어 금융안정에 더 유의해야 한다”며 “가계부채와 같은 금융불균형 누적 문제에 대해 보다 많은 고려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증시의 부진이 계속되고 미중 무역분쟁, 미국 금리인상 등 불확실성도 도사리고 있어 부동산을 대신해 유동성을 흡수할 만한 투자처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다. 고용쇼크와 내수 부진 등으로 한은이 금리를 올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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