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추석 자금이동①]추석선물, ‘신권’보다 ‘전통시장 상품권’으로

추석대비 화폐공급 1.5조 감소 불구
상품권 발행은 5000만장대 회복
전통시장 상품권 3~5배 급증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추석은 어느 때보다도 자금이 많이 필요할 때다. 기업들은 연휴 전에 대금 결제를 하거나 직원들의 추석 상여금을 주려고, 가계는 명절 준비를 위해 쓸 돈을 미리 마련해두기 때문이다.

올해 추석 자금흐름의 특징은 화폐는 공급이 줄었지만, 상품권 시장은 발행 장수만 봐서는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는 점이다. 최근 인터넷이나 모바일 결제 등으로 현금 사용량이 줄어들 긴 했지만, 상품권 시장이 확대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점포 임대료 및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바닥 경기가 바닥이다 보니 고가의 상품권 선물이 예년만큼 많이 이뤄지기 어렵지 않겠냐는 예상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18년 추석전 화폐공급 실적’에 따르면, 올해 추석 전 10영업일(10~21일) 한국은행이 금융기관에 공급한 화폐는 총 5조42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조5400억원(22.1%) 줄어든 수준이다. 특히 발행액이 1조4227억원이나 감소하면서 화폐공급 규모를 줄였다. 그만큼 예년만큼 신권 수요가 많지 않았던 셈이다.

하지만 상품권 시장은 달랐다. 조폐공사에 따르면 추석을 앞두고 7~8월에 발행된 추석상품권 수는 총 5125만장이다. 지난해(3195만장)보다 60.42%나 많다. 액면가로 따지면 1조5827억원에서 1조7338억원으로 9.86% 커졌다.

상품권 시장은 지난 2014년 김영란법 시행 이후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지난해에는 3000만장대까지 하락하며 끝도 없이 추락하는 듯 했다. 하지만 올해는 2015년 수준인 5000만장대를 회복하며 ‘부활의 고동’을 울린 것이다.

상품권 시장의 확대는 우리가 흔히 아는 백화점이나 정유상품권이 아닌, 전통시장 상품권이 주도했다. 올해 추석을 대비해 발행된 전통시장 상품권은 총 1792만장. 예년에 비해 3~5배가량 발행량이 많다. 정부가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지원을 위해 전통시장 상품권 사용액 일부를 소득공제해 주고, 공무원 복지포인트 일부를 이 상품권으로 지급하자 발행량이 급증한 것이다. 바닥 경기가 좋아져 고가의 상품권 거래가 활발해졌다기보다 전통시장 장보기 캠페인을 벌이는 지자체나 추석 상여금 일부를 전통시장 상품권으로 지급하는 정부 및 대기업의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백화점이나 마트 등 유통사 상품권과 정유상품권은 아직 예전의 영광을 찾지 못했다. 유통사 상품권은 발행량은 2530만장에서 3150만장으로 24.52%나 증가했지만, 발행액은 1조4578억원에서 1조4900억원으로 2.21% 늘어나는데 그쳤다. 소액권을 위주로 발행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정유상품권도 발행수량이 178만장으로, 작년(164만장)보다 8.43% 늘었지만, 발행액은 727억원으로 아직 예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추석 때 기업 등 자금수요 때문에 화폐 공급량이 증가했지만, 최근 다양한 결제수단 등으로 인해 화폐 공급도 줄었다”라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