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천예선 기자의 Car톡!> 전기차는 왜 잘 안팔릴까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전기차 올림픽으로 일컬어지는 ‘제28회 세계 전기자동차 학술대회 및 전시회(EVS28)’가 고양 킨텍스에서 열리면서 전기차에 관심이 집중됐지만 아직까지 전기차를 구입하기에는 왠지 망설여진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전기차 보급률은 세계 전기차 점유율에서 1%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전기차 등록대수는 3000여대로, 세계 보급대수(66만5000여대)의 0.45%에 불과합니다. 미국(39%) 일본(16%) 중국(12%) 등에 크게 뒤진 상황입니다.

왜 우리나라에서는 전기가 잘 팔리지 않을까요?

가장 큰 문제는 비싼 가격입니다. 보조금을 반영해도 동급 기존 자동차 대비 2배 가량 비쌉니다.

국내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전기차. 상단 왼쪽부터) 기아차 쏘울EV, 기아차 레이EV, 한국지엠 스파크 EV. 하단 왼쪽부터) 르노삼성 SM3 Z.E., BMW i3, 닛산 리프 [사진=각 사]

예를 들어 기아차 전기차인 쏘울EV의 경우 기본 가격은 4250만원입니다. 가솔린 쏘울(1450만원)에 비하면 거의 3배 수준입니다. 환경부 보조금 1500만원과 서울시 최대 보조금 500만원 등의 지원을 받으면 최저 2150만원에 쏘울EV를 구매할 수 있지만 여전히 일반 쏘울에 비해 700만원 비쌉니다. BMW 전기차 i3도 기본 가격이 5750만원이고 지원금을 받으면 3500만원대로 떨어집니다.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한다고는 하지만 연간 지원대수가 한정돼 있는 것도 전기차 보급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가격이 비싼 이유는 대당 1000만원이 넘는 2차 전지 때문입니다. 전기차에 필요한 부품은 기존 자동차보다 최대 80%까지 줄어들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가격이 내려가야 하지만 2차 전지 원가 개선 속도에 한계가 있어 가격 하락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입니다.

전국 전기차 충전소 분포 현황 [사진= 한국환경관리공단 제공]

또 다른 이유는 아직 전기차가 불편하다는 것입니다. 일단 주행거리가 짧고, 충전 인프라가 부족하며, 충전시간도 오래 걸리는데다, 저속전기차의 경우 최고시속 60km가 넘는 도로는 달릴 수 없습니다.

현재 운행 중인 전기차의 평균 주행거리는 120~130㎞ 정도로, 서울-부산까지 가려면 최소 3번은 충전해야 합니다.

전국 충전시설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지난해 4월까지 전국 운영 급속 충전기는 142기에 불과했고 그마저도 서울ㆍ경기, 부산에 집중돼 있습니다. 서울-대구 하행선에는 아예 전기차 충전소가 없어 장거리 운행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환경부는 2017년까지 약 600기의 급속충전기를 전국에 설치할 계획을 갖고 있지만 당장 전기차를 구입하기에는 꺼려질 수 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전기차 충전시간도 걸립니다. 전기차 충전에는 완속과 급속 두가지 방식이 있는데 완속 충전에는 4~5시간, 급속 충전은 30분이 소요됩니다.

이같은 전기차 단점에도 불구하고 해외 친환경차 선진국은 어떻게 전기차 보급을 늘렸을까요?

네덜란드 공용 전기차 주차장

‘그린카’ 대국인 북유럽의 경우 ▷보조금 지급으로 차량 구입 비용을 낮추고 ▷충전소 보급 확충 ▷민자도로 무료화 ▷버스전용 차선 허용 ▷노상주차 허가 우선권 부여 ▷택시 보급 장려 등 파격적인 지원책으로 초반 확산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특히 노르웨이는 버스전용차로를 개방하고 유료도로 요금을 면제했습니다. 현재 노르웨이 도로에는 3만4000대가량의 전기차가 달리고 있고 신차 판매 대수 가운데 15%를 전기차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의 경우 보조금 이외에도 노상 주차를 허용하고, 전기차 카셰어링 ‘Car2Go’로 공유 전기차(하루 이용료 59유로) 보급 등의 정책을 실시해 전기차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췄습니다.

/che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