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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 4대강·자원외교 논란 와중에…서둘러 회고록 낸 MB
퇴임 23개월만에 ‘대통령의 시간’ 출간… ‘남북정상회담’ 秘史공개, 남북관계 개선 공들이는 현정부에 부담
‘컴퓨터 달린 불도저’(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표현) 이명박(이하 MB) 전 대통령이 마음이 급했던 모양이다. 퇴임 23개월만에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을 낸 게 화제를 뿌리고 있다.

MB의 이 책 출간으로 우리나라 전직 대통령 가운데 회고록을 낸 사람은 총 6명이 됐다. 하지만 MB는 출간 속도 면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에겐 간발의 차로 1위를 내줬다. 12장 39절 786쪽이라는 방대한 양인 ‘대통령의 시간’ 준비는 장기적이고 치밀했던 걸로 전해졌다. MB 퇴임 두 달여만인 2013년 5월부터 회고록 회의를 했고, MB가 직접 오타까지 잡아냈다는 후문이다. ▶관련기사 5면

출간 시점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집권 3년차, 한창 일할 때라는 지적과 맞물리면서다. 일단 MB는 회고록에서 뜨거운 감자인 ‘4대강 사업’과 ‘자원외교’를 두고 오해풀기에 주력했다. 현 정부 감사원과 정치권이 이들 문제에 대해 MB를 압박하는 모양새를 취하는 데 대한 반격 성격이다. 


그는 4대강 사업에 대해선 “수많은 하천 관련 전문가들이 공을 들여 기획한 것”이라며 “감사원의 비전문가들이 단기간에 판단해 결론을 내릴 수준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고 적극 방어했다. 그러면서 “대가뭄이 닥치자 4대강 반대자들은 ‘녹조’ 문제를 들고 나왔다. 과거 가뭄이 오지 않아도 갈수기에는 4대강이 녹조로 뒤덮였던 사실을 외면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MB는 자원외교와 관련해선 “자원외교는 그 성과가 10년에서 30년에 걸쳐 나타나는 장기적인 사업”이라며 “퇴임한지 2년도 안 된 상황에서 자원외교를 평가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는 격’이라고 생각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회고록엔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한 비사(秘史)도 담겨 있다. 핵심은 ‘북측에서 대가를 바라고 정상회담을 수차례 제의했지만 응하지 않았다’로 요약된다. 최고권력자가 아니면 밝힐 수 없는 북한ㆍ중국 최고위층과의 대화를 공개했다는 점에서 일반의 관심을 끌기엔 충분하다. 다만, 역시 시점이 문제다. 박근혜 정부도 남북 정상회담에 관한 해법을 찾기에 골몰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가를 요구하는 북측의 ‘스타일’은 불변이라는 인식을 일반에 심어준 점은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관계에 득될 게 없다는 지적이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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