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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OW리스트] 표독스런 눈빛으로 안방 점령한 악녀들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선한 주인공의 해피엔딩을 가로막으며, 시도 때도 없이 음모를 꾸미는 악녀들의 전성시대다.

몇 해 전부터 TV드라마에선 악역의 인기가 높았다. 어떤 줄기의 드라마가 됐든 악역은 드라마에서 갈등을 증폭시키는 인물로 ‘치명적인 매력’을 안긴다. 때때로 주인공의 분량까지 잡아먹는 ‘신 스틸러’로 등극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다. 악역의 등장에 시청률이 덩달아 뛰는 경우도 흔히 봐왔다.

같은 악역이라도 여자들의 ‘못된 짓’을 할 땐 급수가 달라진다. 표독스러운 눈빛 뒤엔 복수심이 서리고, 야망이 꿈틀댄다. 눈이 멀어버린 악행이 부와 권력을 만나면 잔인하고 공포스러워진다. 지금 안방 드라마엔 그런 악녀들이 훨훨 날고 있다. 시청자들은 덩달아 ‘악녀의 추락’을 기다린다. 


▶ MBC ‘왔다 장보리’ 이유리 (연민정 역)=이유리의 눈에선 레이저가 나온다. 지금 배우 이유리는 MBC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를 이끄는 대표 악녀다.

이유리가 연기하는 연민정 캐릭터는 가면을 쓰고 사는 여자다. 지독하게 가난하고 불우했던 환경을 벗기 위해 다른 여자(장보리)의 삶을 대신 산다. 사랑하는 남자가 가난에 찌든 삶을 산다는 것을 알자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부유한 남자를 찾아나섰다. 자신이 낳은 아이는 기억에서 지워진지 오래, 천륜도 저버린 야망녀다. 아군을 만들어야 할 때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선한 눈빛을 보내지만, 뒤돌아서면 못된 대사와 악에 받친 눈빛으로 시청자를 사냥한다. 눈빛 하나면 천하통일이라도 할 수 있다. 이유리의 막장드라마 속 악녀 연기는 현재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 KBS2 ‘뻐꾸기둥지’ 이채영 (이화영 역)=복수를 위해 살아온 여자다. 이채영은 KBS2 일일드라마 ‘뻐꾸기둥지’를 만나며 밝고 건강한 이미지 대신 오기와 독기만 품었다.

의대생 오빠가 사랑하던 연인의 이별선언으로 목숨을 잃자, 하루 아침에 소녀가장이 된 이화영은 오로지 복수심만을 안고 달려왔다. 자신의 아픔과 고통은 똑같이 되돌려주겠다는 마음으로 앞만 보고 질주한 이화영은 오빠가 사랑했던 여자의 대리모가 돼 복수혈전의 1막을 시작했다. 하나 하나 빼앗고, 절망의 수렁으로 밀어넣었다. 인정사정 없다. 참았던 만큼 되돌려줘야 하기에 가차없이 몰아붙인다. 여자의 모든 것을 빼앗으며 복수의 쾌감을 만끽해야할 때, 일생일대의 난관이 찾아온다. 무지비하게 버린 옛 남자친구의 존재였다. 복수심에 휩싸여 잊고 지낸 자신의 과거로 이화영은 되돌아왔지만, 스스로는 자신이 누군가에게 복수의 대상이되리라는 생각도 못했다. 자기 손톱 밑의 가시가 가장 아픈 여자였다. 지금 그녀는 자신의 현재를 위협하는 옛 연인을 해할 음모만 꾸민다.


▶ SBS ‘끝없는 사랑’ 심혜진(민혜린 역)=부와 권력을 가진 악녀는 두려운 존재다. 세상 아래 무서울 것이 없다. 나는 새도 떨어뜨리는 위세에 이름 없는 소시민쯤은 흔적도 없이 세상에서 지울 수 있는 존재다.

SBS ‘끝없는 사랑’의 민혜린은 킹메이커다. 우유부단한 남편을 최고 권력자로 만들기 위해 로비에 앞장 서고, 갖은 권모술수를 시도때도 없이 부린다. 남편의 외도엔 눈엣가시를 무참히 제거하는 범죄까지 서슴치 않으면서도 정작 자신은 다른 남자(정웅인 분)의 아이를 낳아 키웠다. 아들이 사랑하는 여배우(황정음 분)에겐 황산테러까지 가하려 하면서도 낯빛 하나 흔들림 없는 무서운 여자다. 권력을 향한 욕망이 커질수록 모든 것을 가졌지만, 여전히 아쉬운 여자에센 못할 게 없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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